(8) 당신 안에 공존하는 모순된 성향 또는 욕망은 무엇인가요?

김종식
3 min readAug 8, 202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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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04학번인데 군대를 전역하고 나서는 대게 07학번 후배님들과 수업을 같이 듣게 되었었다. 2008년 복학 후 4월 말, 여느 복학생들처럼 후배님들과 서로 친해질 기회가 없었는데(ㅠㅠ) 그 기회가 왔다! 봄축제 기간 중 동기들끼리 술 한잔 하는 자리에 우연찮게 후배님들이 모여있다는 소식을 듣고 발 빠른 동기 한명이 만남을 추진한 것이다. 우리쪽 술자리에 합석하게 되었고, 나는 내 앞에 앉았었던 후배님 한분과 쨘(?)을 하더니 나에게 악수를 청하면서 이런 인사말을 받게 되었다. 그것도 매우 명랑하게.

안녕하세요, 저 xxx 에요. 선배 과제좀 해주세요!

당시 나로써는 굉장히 충격을 받았었는데, 물론 이 친구가 사교성이 좋다거나 혹은 매우 당당하거나 라는 생각도 했지만, 막 복학했던 지라 스스로 딱히 공부를 잘 하는 이미지라고 생각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.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신입생 때부터 졸업때 까지 학교 수업에서 종종 반장 역할을 한다거나, 조별 과제에서는 대부분 내가 조장 역할을 했던 거 같다. 대부분의 수업의 과제에서 과제 진행을 리드하거나 발표는 내가 했었던 거 같고, 학교에서 수업이 없는 시간 특별히 할게 없다면 도서실이나 실습실에 갔던 거 같다. 스터디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, 교수님들이나 주변 선후배님들 인간관계도(?)가 대부분 한 성적(??)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렇게 비춰졌다고 생각한다.

나는 무엇이든지 최선을 다 하고 싶고, 특별히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은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. 실제로 잘 하거나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. 함께 공부하던 동기나 선배님이 실력이 월등히 뛰어났고, 나는 그 옆에서 많이 배웠던 거라고 생각한다.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개발자의 삶을 시작했을 때 주변 동료분들께 많이 배웠고, 업무적으로 불편함을 드리지 않기 위해 더 잘하려고 노력했었던거 같다. 입사 1년 동안 개발자로서의 역량이 부족한 부분을 찾아 많이 공부했었다. 당시에는 리팩토링이나 디자인패턴, 뷰 렌더링이나 스레드 최적화 등과 관련된 부분들이 기억에 남는다.

현재 회사에 입사했을 즈음, 동료를 연상하는 떠오르는 단어나 표현에 대하여 설문을 했었는데, 나는 ‘돌쇠, 믿고 맡긴다.’ 와 같은 표현으로 정리되었다. 성실하고 책임감있게 해내는 것은 스스로도 무의식적으로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.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믿고 맡기는 일은 한정적일 수 밖에 없고, 좀 더 성장하고자 하는 욕망은 늘 그대로인데, 그 기회는 점점 더 없어지고 있고, 스스로 되돌아보니 그것을 잡을 준비도 하고 있지 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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Written by 김종식

앱 개발자 / 꿈은 축구선수 / 쌍둥이 아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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